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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원일보 기고문(지면우체통-안부 전합니다)
발표일 2021-01-29
내용 “태백은 참 따뜻한 도시, 광산 노동자들 귀한 생명 나라 위해 고스란히 내어줘”

 

 

안녕하세요, 상장중학교 2학년 3반 학생 여러분! 태백시장 아저씨 류태호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품은 상장중학교 학생 여러분들의 글을 보고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저도 글을 쓰게 됐습니다. 학생 여러분들 덕분에 저도 정말 오랜만에 손편지를 써 보는 것 같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의 따뜻함이 담긴 기부와 편지글은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줬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하거나 피해를 본 사람들 그리고 의료진 여러분들에게도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 여러분들도 서로 장난도 치고 함께 뛰놀며 더불어 배웠던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라지고 개학이 늦어지거나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기도 했으며 등교를 했지만 서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변화된 환경이 우리 학생들에게도 많이 낯설고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스스로들 잘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근거 중의 하나가 여러분들이 정성껏 모은 학급비를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선뜻 나눴다는 것입니다. 우리 상장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태백시민을 대표해서 “참 장하고 대견하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백은 참 따뜻한 도시입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한때는 우리나라 전체 석탄 생산량의 30%가 넘는 석탄을 생산했던 도시가 바로 태백입니다. 이 석탄은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우리나라의 산업을 일으키는 동력이 됐고 이 석탄이 원료가 된 연탄은 우리 국민이 지금처럼 어렵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난방연료가 돼 줬습니다.

최근에는 석유나 가스, 전기 등으로 대체되고 있으나 아직도 일부 서민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난방연료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탄의 사용으로 그동안 이용하던 땔감 사용이 줄어 현재의 울창한 산림을 이룰 수도 있었고요. 그 과정에서 4,000명이 넘는 분이 굴이 무너지거나 가스가 폭발하는 등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분들의 위패는 산업전사위령탑에 안치돼 있습니다. 9,000명이 넘는 분은 채탄이나 굴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탄먼지, 돌가루를 흡입해 폐가 굳어지는 불치병인 진·규폐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수천명이 진·규폐증으로 고통받고 계시기도 합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입니다. 이렇듯 태백은 광산노동자들의 희생과 함께 3억2,000만년 전 고생대부터 품어 왔던 석탄과 귀한 생명을 나라를 위해 고스란히 내어 준 따뜻한 도시입니다.

지금 우리는 따뜻한 도시에서 마음 따뜻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함께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과 맞서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코로나19는 많은 분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직한 분들, 소상공인이나 사회적 약자는 말할 것도 없고 확진자를 치료하며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의료진들, 방역 당국자들 모두가 힘든 시기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가운데서도 코로나19를 이겨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았다는 것입니다. 나도 힘들지만 이웃을 위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어려움도 나누고 기쁨도 함께해 왔습니다. 연대하고 협력한 덕분입니다. 바로 학생 여러분들처럼 일상을 희생하고 그 희생의 대가를 힘들어하는 이웃과 나누는 것처럼 더불어 함께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학생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우리도 학생여러분들이 새 학기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또 다른 모습의 위기와 어려움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 여러분들처럼 서로 도우며 살아갈 길을 찾는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민족의 큰 명절인 설날입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이 모두 가까이 모이지는 못하겠지만 꼭 서로가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설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태백시장 아저씨 류태호 드림.  

 

 

출처: 강원일보 2021-1-29(금) 11면[사회]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10128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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