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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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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것에 대한 편견
작성자 성희직
내용

<작은 것에 대한 편견>




 과일가게에서 손님들은 으레 크고 때깔이 좋은 과일을 찾는다. 또 키가 크고 미남이면 요즘 말로 ‘얼짱’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와는 반대로 작은 것, 키가 작은 사람들은 흔히 ‘별 볼일 없이’ 취급되고 무시당하는 경우를 이따금 보곤 한다.  

 폐광지역이나 농촌지역에는 급격한 인구감소로 이른바 ‘소규모학교’로 전락한 학교가 상당한 실정이다. 본교에서 분교로 격하되고 급기야 폐교가 된 학교들도 많다. 초등학교는 담임선생님이 대부분의 과목을 가르치신다. 이와는 달리 중 고등학교는 과목별 전공 선생님으로 부터 해당 교과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학교의 경우 전공 선생님이 아닌 이른바 상치교사(相馳敎師)로부터 배워야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학습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폐광지역과 농어촌지역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가장 큰 불만이 바로 이점이다. 그래서 학생이 공부를 좀하거나 가정형편이 나은 경우 일찌감치 자녀를 외지유학 보내고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실정이라 많은 사람들은 “소규모 학교엔 결국 공부 못하고 재능도 없는 아이들만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강원랜드복지재단에서는 지난5월7일부터 이틀 동안 ‘태백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해외연수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폐광지역4개 시, 군의 고등학교 1-2학년에서 학교추천과 심사를 거쳐 48명의 학생들을 선발하였다. 그리고 영국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4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연수를 떠나기에 앞서 합동O.T를 가진 것이다. 학교별 특성을 고려하여 4개 시군의 모든 고등학교에 최소단위 1명씩은 참가기회를 주었다. 
 O.T를 하기 전만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전교생이 500명 700명 1000명 규모인 황지고 삼척고 정선고 등 큰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과 전교생이 30-50여명에 불과한 소규모학교 학생들은 여러 면에서 수준차가 많이 나지 않을까?” 하지만 1박2일간의 O.T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지켜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역과 크고 작은 학교를 골고루 안배하여 4-5명이 한 팀을 만들게 하고 1차(6월2일 출발)와 2차(9월29일 출발)로 나누어진 각 연수단 대표는 학생들이 토론과 소견발표를 통해 뽑게 하였다. 그랬는데 1차 연수단 대표로 신예슬 학생(마차고2년)이 선출되었다.(2차 연수단 대표는 황지고2년 신석보) 마차고는 폐광지역인 영월 북면에 있는 전교생 32명의 <초미니 학교>이다. 그럼에도 신예슬 학생은 과제정리, 리더십, 팀별 토론결과 발표 등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결과 많은 학생의 압도적지지로 학생 대표로 뽑힌 것이다. 그 외에도 두각을 나타낸 소규모학교 학생은 여러 명이었다. 
 신예슬 학생과 몇몇 작은 학교학생들의 당차고 대견스런 모습에서 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나의 ‘작은 것에 대한 편견’은 여지없이 깨어져버렸지만.....

 이처럼 ‘작은 학교’ ‘작은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잘못된 편견을 버릴 수 있도록 소규모학교 학생들이여 더욱더 당당 하라! 그리고 이번 유럽연수에 참가하는 학생들이여! 보다 큰 꿈을 키우고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오라!!!. 

 

-강원랜드복지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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