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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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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앙일보-강원도 '관광 외교' 2박3일 동행기
작성자 이상출
내용

[강원도 '관광 외교' 2박3일 동행기] 35개국 대사·가족 등 84명 학춤 보고 단군 신화 듣고
     중앙일보 : 평창·정선=조우석·백일현 기자 

"『삼국유사』를 보면 관음보살이 학으로 변해 강원도 오대산으로 날아왔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사실 고결한 학은 불교 깨우침의 상징입니다. 이제 제가 추는 춤은 사찰 학춤인데, 움직이되 바위처럼 고요하고 머물되 바람 같은 학이 노니는 모습에서 따왔습니다."

지난 5일 오후 6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월정사 내 대강당인 선불장(選佛場). 원정관(검은색 모자)에 홍가사(어깨에서 내려뜨리는 붉은색 천)를 차려입은 백성 스님이 학춤 시연에 앞서 짧은 설명을 하자 일순 장내 분위기가 잡힌다. 승가의 오랜 전통, 그러나 복원된 지 얼마 안 된 학춤은 내국인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진귀한 무형문화재다.

600평 공간에서 방석에 앉아 학춤을 관람한 것은 외국인 진객들. 오스트리아 등 35개국 주한 대사와 가족 등 84명이 공연에 초대받았다. '강원 관광 발전을 위한 투어'의 일환이다. 투어의 공동 초청자는 정선·태백·삼척·영월·평창 등 강원도 남부 5개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옛 탄광지를 고부가가치의 국민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예비무대의 가동인 셈이다.

외교사절들은 공연 전 월정사 입구 전나무 숲과 9층 석탑(국보 제48호) 등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도영심 이사장의 도움말로 함께 둘러보며 사찰 분위기부터 익혔다. 학춤은 20분 남짓. 외교사절들은 수행 전통이 잘 살아 있는 한국 불교가 낯설지 않은 듯 금세 춤에 빠져들었다. 평소 많은 절에 가봤다는 토마스 스메탄코바 체코 대사가 "학춤 구경은 처음"이라며 호기심을 보였고 비에라 흐르모바 슬로바키아 대사 부인은 "춤사위가 매우 명상적"이라며 감탄했다.

이들이 2박3일의 강행군을 흔쾌히 따라간 열정도 한국 문화의 정수를 맛보는 이색 체험 때문이었다. 일정은 학춤 관람 이후 강원랜드에서 일박한 다음 정선군 고한의 정암사로 이어지는 사찰체험, 태백산 단군성전·태백석탄박물관 방문으로 이어졌다. 이 중 단군성전은 개천절 단군제례를 지내는 명소다.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단군신화 설명을 듣고 몇몇은 제단에 분향하기도 했다.

토속문화에 대한 이들의 호기심은 정암사 꼭대기에서도 확인됐다. 7층 수마노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작은 부처가 나무 껍질 안에 들어 있는 주목나무를 본 대사 부인들은 "어머, 베이비 붓다(아기 부처)네"하고 탄성을 질렀다. 또 옛날 큰스님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나무로 자랐는데, 한국인들은 여기에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빈다는 설명을 듣자 앞다퉈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며 즐거워했다.

레네 프란시스코 우마냐 온두라스 대사는 "지난해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강원도는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잘 보존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외교사절들은 투어 도중 강원도는 물론 다른 지자체나 중앙정부가 경청할 만한 조언들도 다투어 내놓았다.

"한국의 땅은 정말 '산들의 천국'이다. 스위스와 달리 절이 많아 영적인 분위기가 큰 자랑거리다. 아쉬운 것은 역시 잘된 가이드 북이다. 또 직접 1마일을 걷는 것이 책 100권보다 낫다면 오디오 북을 제작해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자."(롤란드 비오티 스위스 참사관)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투어를 통해 단군신화 등 한국 토속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더 자랑하고 드러낼 필요가 있다. 숙소 등 충분한 연계시설도 필수다."(타데우츠 초미키 폴란드 대사)

"지난해에 해 본 템플 스테이와는 또 달라 감명 깊었다. 어떤 종류든 한국 문화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 달라."(헬무트 뵈크 오스트리아 대사)

외교사절 중 일부는 내년에 개장하는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으며 2006년 문을 여는 스키장 현장도 둘러보았다. 카지노에서 한단계 도약해 복합관광단지를 모색하는 강원 도민들의 마음을 읽은 듯했다.

강원랜드(대표 김진모)가 주관한 이번 투어는 '관광외교'의 장이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김진선 강원지사와 강원 지역 출신이거나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이광재·조일현·고진화·김종률·노영민·오제세·이은영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평창·정선=조우석·백일현 기자

wow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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