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건축불허’ 태백시민은 위대했다!

  폐광지역살리기 비상대책위가 출범한 지 3개월여, 길다면 긴 E-마트저지투쟁속에서 마침내 태백시의 불허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금번 불허조치는 4개강원남부 폐광지역의 어려운 경제현실로 볼 때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유지 불법특혜매각의혹등 수많은 의혹속에서 사필귀정의 결과이지만 무엇보다 태백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응집된 힘의 소산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금번 불허조치는 위대한 태백시민의 승리이자 홍순일 태백시장의 고뇌어린 용단의 결과로 우리는 홍순일시장의 외롭고 고독한 결단에 다시한번 찬사와 경하를 보냄과 동시에 극히 일부 공직자들의 보신주의와 무사안일 그리고 복지부동의 자세에 대해서는 실망감과 함께 우려를 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몇몇 공무원들이 “건축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 “행정소송 해 봐야 뻔히 질 수 밖에 없다”는 등등 패배주의적 말들을 유포하는 작태는 시민의 공복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을 폐광지역살리기 비상대책위는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자치단체장이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용단에 대한 정면도전일 뿐만 아니라 평가절하하는 행태로 보일 수 있음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태백의 미래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지못하고 표를 의식하여 민심을 호도하려는 이러한 작태야말로 지탄받아 마땅하며 민의로서 철퇴를 가해야 할 것이지만 화해와 용서로서 다시한번 거듭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만일 E-마트측이 태백시의 불허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해온다면 태백시와 의회 그리고 시민이 모두 대응해 나가야 하며 나아가서는 폐광지역 4개 시군등 민관 모두가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페광지역 공동체의식의 진정한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여러분!

  금번 E-마트 건축불허 결정은 끝이 아닙니다. 싸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입니다. 이제부터 그 싸움은 우리지역 내부 흩어진 의식들을 지역공동체 의식으로 공고히 하는 싸움이며 상공인들에게는 뼈를 깍는 자기성찰을 통한 자생력 향상을 위한 싸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지역이 언제까지나 탐욕스러운 재벌의 유통자본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 큰 시대적 착오입니다. 우리 지역공동체는 공동체 구성원 서로에게 이득이 되면서 항구히 지역경제를 영위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고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이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준비하는 자에겐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공동체는 반목과 대결이 아니라 상호이해와 협력을 통해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공동체는 향후 ‘태백바로세우기’라는 대의명분으로 시민운동다운 시민운동이 펼쳐져야 할 것이며 가칭)태백경제인연합회은 빠른시일내 창립대회을 통해 지역경제의 대안체로서 자리매김 해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태백경제인연합회는 각계각층과의 폭넓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떠나기 싫은 태백, 오고싶은 태백, 정주심으로 정착하고 싶은 태백, 살맛나는 태백’을 만들어가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지역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동참속에서 이룰 수 있는 일니다.

  그동안 E-마트 저지투쟁과정에서 보다 싼값에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의 입장이 제기되었지만 오히려 이번 기회에 지역기반 몰락이라는 위기감을 시민 모두가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간 다소 서로에게 상처가 된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서로가 태백을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태백을 더 사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열린 마음으로 화해하고 용서합시다. 그리고 살맛나는 태백의 미래를 위해 다함께 손잡고 고민합시다. 그간 몸과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주시고 한편으론 질타해주신 모든 태백시민여러분 그리고 고한 사북 도계 지역 주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2004년 12월 13일

폐광지역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