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소통참여
소통참여 시민게시판

시민게시판

작성일 2004.11.12
소통참여>시민게시판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내용, 파일, 제공
제목
작성자 최정희
내용

김봉석님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댓글을 올려 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에대해서 이성적이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다시한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제가 이성적이지 못한 탓에 다른이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점에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저는 태백에서 자라서 태백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저의 아이에게 여기에서 뿌리를 내리라고 강요할 수 없지만,  제가 사랑하는 태백을 아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제가 무어길래 그리도 태백을 사랑한다고 떠들어대느냐고 물으신다면,.. 태백에서 자라오면서 태백만이 가진 장점을 몸소느꼈기 때문에 태백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단짝들은 답답한 태백에서 살 수 없다며,.. 다들 도시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태백을 찾아드는 친구들은 저에게 한 마디씩  합니다..' 여기서 어떻게 사니??'  어색한 서울말로  말이죠..저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얘기도 듣고자 하는 이의 마음이 닫혀 있다면, 우이독경이 되고 말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태백에 대단한 문화시설,대형쇼핑몰이 없어도 나이가 오십이되고 육십이 되면 깨끗하고 여유롭게 쉴 수있는 태백을 다시 찾으리라는 것을,....님이 여기에 오신 것 처럼.............

제가 여고에 다닐때 국어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시장 어디에서고 한평 자리만 있으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좌판의 할머니들..하지만, 단속에 쫓겨 마음 편히 장사도 하지 못하시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셨다'  는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선생님께서는 일부러라도 꼭 할머니들께 반찬꺼리를 사신다고 말씀하시면서 한 숨을 쉬셨습니다.  추운겨울 얇고 빛바랜 외투를 걸치고 작은 연탄불에 몸을 녹이며 하루 하루를 연명하시는 할머니들,.. 오래 앉아있던 후유증으로 관절은 이미 제 기능을 잃었습니다. 제가 약국에서 근무한던때에 길에서 노점하시는 할머니께서 관절 때문에 한약을 지으러오셨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제 그만 하시고 쉬시라고 했더니, 이거 아니면 뭘로 먹고 사느냐고, 자식들 걱정 안 시키고 내가 벌어 먹고 살아야한다고,....구깃구깃 속 주머니에 손을 넣어 귀한 돈을 꺼내셨습니다..(몇날며칠을 고생하시며 버신돈이실텐데....)그 퉁퉁 불은 손으로 자식들을 입히고 먹이셨을 그 분들을 떠올리면,......태백에 대형마트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하루종일 추운 날씨와 싸우시며 몇 푼이라도 더 버시려는 그분들을 생각한다면, 파카 뒤 집어 쓰고 잠깐 장 보는게 그리도 어려운 일일까요? 그것이 대형마트가 들어와야 하는 이유입니까? 그것이 편하게 살기위한 시민의 권리입니까?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그 분들은 어디가서 하루하루 연명해야 합니까? 복지정책이 잘 되어서 노년을 편하게 보낼 수도 없는 이 나라에서 말입니다.

님께서,  파카를  머리까지 뒤 집어 쓰고, 부르는 값에 물건을 사야 자랑스런 태백시민이냐고 물으셨죠? 저는 파카 쓰고, 할머니들께 반찬꺼리 살겁니다. 편하게 대형마트에서 누군지도모르는 사람의 주머니를 채워주기보다 할머니들의 주머니를 조금이나마, 채워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은 파카도 없는 추운겨울 대형마트가 없어서 어떻게 사셨을까요?  예전 추운겨울의 먹거리는 어머니께서 손수 말리신 여러가지 채소와 김장김치 그리고, 된장 고추장 이였습니다. 우리들은 그것만으로도  배부르게 먹고,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굳이 대형마트가 한겨울의 불편함을 덜어주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비만이 많아진것도 편리함을 쫓아 온 몰지각한 젊은 엄마아빠들의 책임입니다. 대형마트 즉, 대기업들의 이런 사업이 어디 국민들을 위한 것입니까? 저들의 기름진 배를 더욱 꾹꾹 체우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 이란걸 알아야합니다.우리들의 아버지어머니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부가 어디 그들의 것입니까? 예전 우리 아버지들은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란 월급을 받으시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오셨습니다.  열심히 일한 댓가가 무엇입니까? 가난의 대물림입니다. 그들의 이기적인 생각을 우리들은 알아야 합니다..

끝으로 저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더러워지는 환경을 걱정하며 깨끗한 도시를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랍니다. 두서 없이 써내려간 글입니다. 다른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깨끗한 태백마저 서울처럼 더럽게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파일

담당자 정보

담당자 정보

  • 담당부서 : 공간정보과
  • 담당자 : 전산팀
  • 문의전화 : 033-550-2024